취미/별

쌍안경으로 천체관측 입문하기

이 기사 2021. 10. 9. 02:21

캠핑을 다니면서 밤에 망원경으로 별을 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학부 3학년 때인가, 교양 선택 과목으로 <천문학 및 실습> 이라는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었다. 교수님은 교과서로 진도를 나가시고, 조교 선생님과는 실습 과목을 진행했는데, 그 때 했었던 여러가지 실습들이 너무 재밌어서 여전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우리 학교 천문대에는 이런 전파 망원경도 있었는데, 이 망원경으로는 별을 '볼' 수는 없다. (2006년 9월에 찍은 사진)

 

그 중에 하나가 쌍안경으로 달을 관측하고, 사진을 찍어 그 사진에 나오는 크레이터 그림자의 길이를 재서 크레이터의 높이를 어림하는 실습이었다. 학교 안에 있었던 천문대 건물 옥상에 약간은 거대한 쌍안경이 설치되어 있었고 렌즈에 눈을 갖다 대었는데... 나는 그날 달을 처음으로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우리가 찍은 달 사진이다. 실험 보고서도 정독해 보았으나 애석하게도 쌍안경에 대한 정보는 적어 놓지 않았다.

 

이런 옛날 추억들이 떠오르면서, 쌍안경을 하나 사서 별, 정확히 말하자면 달과 행성들을 관측하자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금세 하나 장만하게 되었다.

 

아주 비싼 장비가 아니라면, 일단 적당한 걸 하나 지르고 그걸로 직접 관측해 보고 부족하면 채워 나가는 식으로 진행을 해야지, 어떤 걸 살까 너무 많은 고민을 하면 머리만 아프고 배송만 늦어질 뿐이다. 그래도 쌍안경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뭐라도 기본적인 조사는 해야 됐는데, 나름 유명한 입문서를 발견했다.

그림 출처 : yes24

이 책의 첫 챕터가 바로 "쌍안경 고르기" 이다. 기본적인 쌍안경 SPEC 에 대하여 소개를 하고서는, 바로 "어떤 쌍안경을 구입할 것인가?" 라는 소제목이 나온다. 저자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어떤 쌍안경을 구입할 것인가?
자, 그렇다면 별을 볼 때 어떤 배율과 대물렌즈 지름을 가진 쌍안경이 좋을까? 간단히 답하자면 10×50 이다.

 

자, 이렇게 내가 살 쌍안경은 책 몇 장 넘기기도 전에 정해졌다. 이제 네이버의 유명 카페인 "쌍안경으로 보는 세상" 일명 쌍보세 (https://cafe.naver.com/binocularslove) 를 눈팅하며 적당한 모델을 찾으면 된다.

 

고민 끝에, 내가 산 모델은 e프랑티스의 BW18 10x50 이라는 제품이다.

 

처음 만져본 느낌은, 가벼워서 휴대하고 관측하는 데는 좋지만 생각보다는 배율이 작다는 것이었다. 목성이나 토성 같은 행성들을 보기엔 좀 부족할 것 같다.

 

내일 이 쌍안경을 들고 처음으로 캠핑을 떠난다. 제발 밤하늘이 맑기를 !!!